은어의 회유
詩시: 박민철
일역: 이관형
두어 뻠의 소로가 흰 금을 그어 차도와 인도로 구별되었다
포구는 물줄기를 따라 길 아래까지 파고들다가
그만 송림에 질투를 느껴 저만큼 떨어져 앉았다
강 쪽은 드문드문 은어와 매운탕을 물로 비비고
매캐한 청솔 연기는 돌담의 향기를 사뿐히 내려놓는다
나들나들 끊어질듯한 추억
어린 오리들의 종종거린 백사장
여름날, 속성 재배하는 채마처럼 섬진강 품에서 안겨 자라났다
봄이 되면 바다로부터 돌아온 은어
여름내 강물로 거슬러 오르다가
심심하면 나를 데리고 회유하였다
한낮이 슬몃슬몃 원을 그리면 그때도 강바람은 낮잠을 잤다
마당의 감꽃 몇 톨이 장독을 때리며 놀았다
여인은 툇마루에서 꾸뻑이며 젖을 먹이고 있었다
묶임과 동조의 백화도 어머니를 크게 부를 수 없었다
분은 젖은 옷 속에 감추었고 처마는 숲으로 가려진 그늘이 보였다
모니카를 닮은 크고 부드러운 눈, 푸석푸석 흙이 부서지는 소리
싸릿문 밖의 지게 하나가 가슴이 뭉그러져 내린다
새들도 창호지의 들창도 이리저리 배고픈 주머니를 헤맸다
작년 가을, 밭 가의 이랑에서 불의의 역습으로 쓰러진
호롱불의 골무는 뇌수에 바늘을 꽂고 살았다
포로도에 어머니는 강가의 수초처럼 흔들렸다
평사리 밖 동네 은어들이 창밖에서 춤을 추는데
겨울 도마뱀은 아직도 꼬리를 자르지 못했다
잉여 베어 문 장님이 더듬더듬 늘어진 가슴을 만졌다
모진 질 갱이, 애초에 두견새 울어 모르는 척 하였더라면
이녁에 쌓아갈 눈물도 담 밖에서 서성이지 않았을 터인데
붉게 칠한 옷고름 사이 그리운 영혼이 가신다
은어의 회유
アユの回遊(かいゆう)
詩: 박민철 (バグ ミン チョル)
두어 뼘의 소로가 흰 금을 그어 차도와 인도로 구별되었다
二三(にさん)指尺(ゆびしゃく)の小路(こうじ)が白(しろ)い線(せん)を引(ひ)き車道(しゃどう)と
人道(じんどう)とに区別(くべつ)された
포구는 물줄기를 따라 길 아래까지 파고들다가
港(みなと)は水筋(みずすじ)にそって道(みち)の下(した)まで掘(ほ)り下(さ)げる途中(とちゅう)
그만 송림에 질투를 느껴 저만큼 떨어져 앉았다
そのまま松林(まつばやし)に妬(ねた)みを感(かん)じてあれほど離(はな)れて
腰(こし)を下(お)ろした
강 쪽은 드문드문 은어와 매운탕을 물로 비비고
川(かわ)の方(ほう)はちらほらアユはメウンタンを水(みず)で 擦(こす)って
매캐한 청솔 연기는 돌담의 향기를 사뿐히 내려놓는다
煙(けむ)たい青松(あおまつ)の煙(けむり)は石垣(いしがき)の香(かおり)をふんわりと下(お)ろす
나들나들 끊어질듯한 추억
ゆらゆら切(き)れそうな思(おも)い出(で)
어린 오리들의 종종거린 백사장
幼(おさな)いアヒルらの 小走(こばし)りに歩(ある)いた白(しろ)い砂原(すなはら)
여름날, 속성 재배하는 채마처럼 섬진강 품에서 안겨 자라났다
夏日(かじつ)、速成(そくせい)栽培(さいばい)する野菜(やさい)のようにソムジン川(がわ)の
懐(ふところ)に抱(だ)かれて育(そだ)った
봄이 되면 바다로부터 돌아온 은어
春(はる)になると海(うみ)から帰(かえ)って来(き)たアユ
여름내 강물로 거슬러 오르다가
夏中(なつじゅう) 川(かわ)の水(みず)を遡(さかのぼ)る途中(とちゅう)
심심하면 나를 데리고 회유하였다
退屈(たいくつ)な時(とき) 私(わたし)を連(つ)れて回遊(かいゆう)した
한낮이 슬몃슬몃 원을 그리면 그때도 강바람은 낮잠을 잤다
真昼(まひる)がそれとなく円(えん)を描(えが)くとその時(とき)も川風(かわかぜ)は
昼寝(ひるね)をした
마당의 감꽃 몇 톨이 장독을 때리며 놀았다
庭(にわ)の柿(かき)の花(はな)が幾輪(いくりん) 味噌瓶(みそがめ)を叩(たた)きながら
遊(あそ)んだ
여인은 툇마루에서 꾸뻑이며 젖을 먹이고 있었다
女人(にょにん)は縁側(えんがわ)でこっくりと乳(ちち)を食(た)べさせていた
묶임과 동조의 백화도 어머니를 크게 부를 수 없었다
入(い)り浸(びた)りと 同調(どうちょう)の 百花(ひゃっか)も母(はは)を大声(おおごえ)で
呼(よ)べなかった
분은 젖은 옷 속에 감추었고 처마는 숲으로 가려진 그늘이 보였다
白粉(おしろい)は濡(ぬ)れた服(ふく)の中(なか)に隠(かく)したし軒(のき)は林(はやし)でかげた
陰(かげ)が見(み)えた
모니카를 닮은 크고 부드러운 눈, 푸석푸석 흙이 부서지는 소리
モニカに似(に)た大(おお)きくて優(やさ)しい目(め)、ぼろぼろ 土(つち)が
砕(くだ)ける音(おと)
싸릿문 밖의 지게 하나가 가슴이 뭉그러져 내린다
萩(はぎ)の戸(と)の外(そと)の背負子(しょいこ)一(ひと)つ胸(むね)が崩(くず)れ壊(こわ)れる
새들도 창호지의 들창도 이리저리 배고픈 주머니를 헤맸다
鳥(とり)らも障子紙(しょうじがみ)の突(つ)き上(あ)げ戸(ど)もあちこち
ぺこぺこした袋(ふくろ)を迷(まよ)った
작년 가을, 밭 가의 이랑에서 불의의 역습으로 쓰러진
昨年(さくねん)の秋(あき)、畑(はたけ)の畝(うね)で不意(ふい)の逆襲(ぎゃくしゅう)に
会(あ)って倒(たお)れた
호롱불의 골무는 뇌수에 바늘을 꽂고 살았다
灯火(ともしび)の指(ゆび)ぬきは脳髄(のうずい)に針(はり)をさして生(い)きた
포로도에 어머니는 강가의수초처럼 흔들렸다
気(き)の毒(どく)な母(はは)は川辺(かわべ)の水草(みずくさ)のように揺(ゆ)れた
평사리 밖 동네 은어들이 창밖에서 춤을 추는데
平沙里(へいさり)の外(そと) 村(むら)のアユらが窓外(そうがい)で踊(おど)るが
겨울 도마뱀은 아직도 꼬리를 자르지 못했다
冬(ふゆ)の蜥蜴(とかげ)はまだ尻尾(しっぽ)が切(き)れなかった
잉여 베어 문 장님이 더듬더듬 늘어진 가슴을 만졌다
残(のこ)り切(き)ってくわえた盲(めくら)が手探(てさぐ)りし
垂(た)れた乳房(ちぶさ)を弄(いじく)った
모진 질 갱이, 애초에 두견새 울어 모르는 척 하였더라면
むごい大葉子(おおばこ)、初(はじ)めに時鳥(ほととぎす)鳴(な)るの
しらばくれたとしたら
이녁에 쌓아갈 눈물도 담 밖에서 서성이지 않았을 터인데
あんたが流(なが)す涙(なみだ)も垣(かき)の 外(そと)で彷徨(うろつ)かなかったのに
붉게 칠한 옷고름 사이 그리운 영혼이 가신다
赤(あか)く塗(ぬ)った服(ふく)の結(むす)び紐(ひも)の間(あいだ)に懐(なつ)かしい霊(れい)が
通(とお)り過(す)ぎ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