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한 이름
나무가 흔들리는 것은 스스로 흔들리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아니 흔들리려해도 바람이 버겁게 불어와서 꺾이지 않기 위함입니다.
그 나무가 꺾이면 그 가지도 죽고 마는 것이어서
나무는 바람을 이겨내고, 비 내림을 묵묵히 받아들일 줄을 압니다.
나무는 바람앞에서도 눈비 앞에서도 굳건히 서야만 하는 운명입니다.
아버지는 가난앞에서도, 그래서 배고픔 앞에서도
당신은 배 고픈 내색을 하면 안되는 그런 운명을 타고 났습니다.
당신은 아픔이와도 그냥 묵묵히 침묵하고 자식의 아픔엔 나서야 합니다.
당신의 배고픔은 배고픔이 아니요, 당신의 아픔은 아픔이 아닙니다.
당신의 배에서 도랑물 흐르는 소리 들리면 그것은 음악이요,
자식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만 나도 그 소리는 천둥소리입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희생의 상징이요, 책임감의 상징입니다.
당신의 100킬로 짐은 가벼워도 자식의 10킬로 짐은 무겁습니다.
그 모든 것이 당신에게는 참음이어야 하는데,
그렇게 해도 자식에게 어떠한 보답도 받을 수 없는데
그저 아껴주고, 보살펴주는 것으로만 기쁜 당신의 삶입니다.
아버지, 그 이름은 참으로 숭고한 이름입니다.
그 이름 부르면 대답이 들려올 수만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최복현《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