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에 쓴 편지 / 윤오숙 --- 일역 : 李觀衡
가을밤에 쓴 편지 / 윤오숙 --- 일역 : 李觀衡
먹칠한 하늘에 머리띠로 걸린 그믐달
가느다랗게 흐느끼며 떠는
눈물겨운 가을밤입니다
그대가 계시는 곳에도
유성이 길게 흩어져 내리고
스산한 바람에 풀벌레 노래가 조각나고 있을까
차라리 백치가 되어
당신을 기억조차 하기 싫었건만
뽀글뽀글 뽀그르르
불현듯 끓어오르는 미련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가련한 자신입니다
찬비가 창문 두드리면
뭉클한 마음에 귀 기울여 보지만
지나가는 소나기군요
아, 그대는 곱게 물든 단풍 모아
산기슭에 살포시 앉은 노을을 화폭 삼아
철 지난 추억 그리고 있습니까
이 밤이 밝아오고
가을이 가기 전에
무덤가 꽃이 되지 않도록
한 통의 연서를 보내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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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夜に書いた手紙
墨で塗った空 鉢巻に掛かった晦月
細々と噎びながら震える
涙ぐましい秋夜です
貴様が居られる所にも
流れ星が長く散らばって
湿っぽい風に草虫歌が響いてるか
寧ろ白痴になって
貴方を記憶さえしたくなかったのに
事々物々
いきなり沸き上がる未練に溺れて
じたばたするかわいそうな自身です
冷雨が窓を叩けば
胸熱な心に 耳を傾けるけれど
通り過ぎる夕立ですね
あ、貴様は奇麗に染まった紅葉を集めて
山裾に そっと留った夕焼けを画幅として
季節外れの思い出を描いてますか
この夜が明けて
秋が去る前に
墓畔の花にならないように
一通の恋文を送ってく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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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에 쓴 편지
秋夜(あきよる)に書(か)いた手紙(てがみ)
먹칠한 하늘에 머리띠로 걸린 그믐달
墨(すみ)で塗(ぬ)った空(そら) 鉢巻(はちまき)に掛(か)かった晦月(つもごりつき)
가느다랗게 흐느끼며 떠는
細々(ほそぼそ)と噎(むせ)びながら震(ふる)える
눈물겨운 가을밤입니다
涙(なみだ)ぐましい秋夜(あきよる)です
그대가 계시는 곳에도
貴様(きさま)が居(お)られる所(ところ)にも
유성이 길게 흩어져 내리고
流(なが)れ星(ぼし)が長(なが)く散(ち)らばって
스산한 바람에 풀벌레 노래가 조각나고 있을까
湿(しめ)っぽい風(かぜ)に草虫歌(くさむしうた)が響(ひび)いてるか
차라리 백치가 되어
寧(むし)ろ白痴(はくち)になって
당신을 기억조차 하기 싫었건만
貴方(あなた)を記憶(きおく)さえしたくなかったのに
뽀글뽀글 뽀그르르
事々物々(じじぶつぶつ)
불현듯 끓어오르는 미련에 빠져
いきなり沸(わ)き上(あ)がる未練(みれん)に溺(おぼ)れて
허우적거리는 가련한 자신입니다
じたばたするかわいそうな自身(じしん)です
찬비가 창문 두드리면
冷雨(ひやあめ)が窓(まど)を叩(たた)けば
뭉클한 마음에 귀 기울여 보지만
胸熱(むねあつ)な心(こころ)に耳(みみ)を傾(かたむ)けるけれど
지나가는 소나기군요
通(とお)り過(す)ぎる夕立(ゆうだち)ですね
아, 그대는 곱게 물든 단풍 모아
あ、貴様(きさま)は奇麗(きれい)に染(そ)まった紅葉(もみじ)を集(あつ)めて
산기슭에 살포시 앉은 노을을 화폭 삼아
山裾(やますそ)に そっと留(とま)った夕焼(ゆうや)けを画幅(がふく)として
철 지난 추억 그리고 있습니까
季節外(きせつはず)れの思(おも)い出(で)を描(えが)いてますか
이 밤이 밝아오고
この夜(よ)が明(あ)けて
가을이 가기 전에
秋(あき)が去(さ)る前(まえ)に
무덤가 꽃이 되지 않도록
墓畔(ぼはん)の花(はな)にならないように
한 통의 연서를 보내주오
一通(いっつう)の恋文(こいぶみ)を送(おく)ってくれ